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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양 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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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경비전교회의 마지막 예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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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경비전교회의 이름으로 마지막 예배를 드렸습니다. 마음이 아픈 것은 사실이었지만, 기쁨이 가득하고 감사가 넘치는 예배였습니다. 주님의 은혜로 “보냄 복음”이라는 메시지를 증거했고, 하나님은 결국 우리를 어떠한 형태로든 보내실 것인데, 그 일이 갑자기 한꺼번에 들이닥친 것이라는 것을 나누었습니다. 그리고 어디로 가던지 간에 주님의 손에 붙잡혀 지도자가 되는 신앙인이 될 것을 당부, 또 당부했습니다.


김정연, 임병택, 권도혁 세 명의 형제들이 믿음의 
고백을 하고 세례를 받았습니다. 참으로 감격적이고 은혜가 넘치는 시간이었습니다. 이들의 간증을 통해서 그 간 북경비전교회가 주님의 은혜가운데 복된 길을 바르게 걸어왔음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성찬식을 통해서 주님의 살과 피를 먹고 마시며, 성도가 하나되는 기쁨의 시간을 나누었습니다. 우리가 성경의 제자가 되어 주님을 따르고, 말씀이 육신이 되신 주님과 같이 주님을 먹고 마셔서 하나님의 말씀이 우리 삶의 세포 하나하나를 이뤄가게 되는 은혜를 누리게 될 수 있기를 성찬을 통해서 소망했습니다.

오늘 북경비전교회의 마지막 예배를 드리기까지 쉽지 않은 시간을 지냈습니다. 9월 25일 한 달 반의 시간을 두고 행정 명령이 떨어진 상황에서 오늘의 시간까지 쉽지 않은 시간이었습니다. 처음에는 그 일이 진짜인지, 아니면 무시해도 되는 것인지를 확인하는데 3주 정도의 시간이 필요했습니다. 그리고 그 다음에는 이 문제를 가지고 싸울 것인지를 결정하는데 시간이 필요했습니다. 하자면 할 수도 있겠지만, 그렇게 하기에는 나 자신보다는 성도들의 희생이 너무 크게 느껴졌습니다. 그리고 그렇게 하기에는 교회의 본질을 주장해 온 제가 부끄러운 결정을 해야 하는 것이었습니다. 그렇기에 내가 죽어야 하겠다. 내가 죽으면 문제가 이 문제를 주님께서 다루어주시고, 성도들이 비교적 덜 힘들게 이 과정을 통해서 더 깊은 은혜의 자리로 나아가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결단을 할 수 있었습니다. 물론 이 과정은 쉽지 않았습니다. 한 교회의 문을 생으로 닫는다는 것이 얼마나 힘든 일인지를 체험했습니다. 그럴지라도 이 일을 통해서 주님께서 교회가 이 땅에서 진정으로 승리하는 길을 바르게 찾을 수 있도록 인도해 주실 것이라는 믿음을 드리고자 했습니다.

사실 북경비전교회의 문을 닫는 것은 제 의지와 혹은 북경비전교회의 성도들의 생각과는 상관없이 이미 결정된 일이었습니다. 그 과정에 나눌 수 있는 이야기도 있지만 나눌 수 없는 배경도 있습니다. 그 모든 과정을 통해서 4월 경에 이미 결정된 사안이었던 것을 9월에 통보를 받은 것이었습니다. 그럼에도 이 일을 받아들이는 것이 쉽지 않았습니다. 중국에 거주하면서 중국을 존중하고 축복한다는 것이 이렇게 드러나게 하는 것이 맞나 하는 생각이 수없이 들기도 했습니다. 동원할 수 있는 방법을 모두 동원해야 하나 하는 생각이 들었던 것도 사실입니다. 하지만 주님께서는 그런 것을 원하지 않으심을 깨닫게 하셨습니다. 그 과정에서 열왕기하의 묵상과 요한계시록을 묵상한 것, 그리고 시편 3권의 시들을 묵상한 과정에서 주님의 인도하시는 음성을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성도들이 눈물을 흘리고 안타까워했지만, 내부의 모순이 아닌 외부의 문제로 교회가 모이지 못하는 상황이기에 서로 이 문제를 받아들이기로 했습니다.

청년들이 이제껏 섬겨주신 장년들께 감사의 의미로 목도리와 카드에 감사의 글을 담아 선물했습니다. 교회에서는 청년들의 대표로 수고한 4명의 간사들에게 장학금을 지급했습니다. 참 감사한 시간이었습니다.

오늘 비전교회의 폐쇄를 명령한 공안이 참석해서 예배를 드렸습니다. 진짜 폐쇄하는지를 보고자 했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비전교회가 어떤 예배를 드리는 교회인가를 확인하고자 했던 것 같습니다. 오늘 예배를 참석하고 식사를 함께 했습니다. 제 아내와 두 분의 장로님, 그리고 전덕현 집사님이 함께 식사를 하며 이러 저러한 교제를 나누었습니다. 오늘 비전교회의 예배를 드리면서 놀랬다고 했습니다. 북경비전교회가 이렇게 생동감이 있고, 분위기가 좋고, 아름다운 교회라는 것에 놀랬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약 90여명의 성도들이 모여 주님의 임재가 가득한 예배를 드리는 것에 그도 영적인 느낌을 느꼈을 것입니다. 특별히 “파송의 예배”라는 곡을 마지막으로 부를 때, 앞으로 나와서 제가 찬양하는 것을 녹화하기도 했습니다. 그래서 제 아내가 비전교회의 비준을 허락해 줄 수 있는지를 다시 물었습니다. 하지만 그 문제가 돌이킬 수 없는 것이라는 답을 들었습니다. 다만 비전교회의 문을 닫게 한 일로 인해서 상당히 미안해 한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식사를 함께 하면서 김기열 장로님께서 열정적으로 여러 많은 질문과 비전교회의 사역과 저에 대해서 변호를 많이 해 주셨습니다. 그 공안이 북경비전교회에 대해서 생각을 달리하게 된 계기가 되었다는 것은 알 수 있었습니다. 그래도 내려진 결정을 번복할 수 없다는 답변을 들었습니다. 


하지만 아쉽지 않습니다. 이미 할 수 있는 최선을 다 했고, 또 주님의 인도하심을 따르기로 작정을 한 것이기 때문에 주님께서 이제라도 북경비전교회를 다시 모일 수 있게 해 주시면 좋지만, 그렇지 않아도 그 모든 결정을 따를 준비가 되었기 때문입니다.

장년들이 함께 모여 저희 부부를 위해서 기도해 주었습니다. 성도의 하나됨을 누리는 시간이었습니다.
교회 비품을 북경교회협의회의 교회들에 나눠주느라 오늘 오후에 온 교회들이 있고, 내일과 모레 오는 교회들이 있을 것입니다.
화요일까지는 모든 비품을 다 나누고, 정리를 마치고 마무리를 하게 될 것을 위해서 애써야 하겠습니다.
모든 일을 이루시는 우리 주님의 크신 은혜를 찬양합니다. 너무나 피곤합니다.(11월 12일 김태수목사님의 영성 일기 입니다.)